국제유가가 3% 넘게 급락 마감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소식과 중국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유가를 내리누르는 힘이 강해졌다.
1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2.69달러(3.25%) 급락한 배럴당 80.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9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2.48달러(2.91%) 밀린 배럴당 82.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WTI 가격은 이번 주에 2.53%, 브렌트유는 2.82% 급락하게 됐다. 5월 첫째 주 이후 가장 수익률이 저조한 한 주였다.
또한 뉴욕유가의 이날 낙폭은 지난 6월 3일 이후 최대다.
유가가 급락한 배경에는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완화했다는 재료가 있다. 중동의 군사적 갈등은 올해 유가를 밀어 올리는 한 축이었다.
미국 국무장관 앤서니 블링컨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오랫동안 협상을 벌여왔던 휴전이 눈앞에 다가왔다고 이날 밝혔다.
블링컨은 "우리는 10야드 라인 안에 있다"며 "휴전을 끌어내고 인질을 귀환시키는 한편 지속 가능한 평화와 안정을 구축하기 위해 우리는 골라인을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주체 간 휴전이 타결되면 이란이 지원하는 후티 반군은 주요 원유 수송로인 홍해에서 상선에 대한 공격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하마스를 지원하고 있다.
마타도르이코노믹스의 팀 스나이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정학적 긴장이 이제 겨우 조금 누그러지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달러화 가치가 강세를 보인 점도 유가에 하방 압력을 넣었다.
달러인덱스는 지난 17일 4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은 뒤 전날 강하게 반등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달러화는 하방 압력을 강하게 받았으나 낙폭 과대 인식 속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
국제 원유는 모두 달러화로 결제된다. 달러화가 아닌 통화의 국가들은 달러화가 강해지면 원유를 수입하는 데 더 큰 비용이 들기 때문에 원유 수요가 약해진다. 반대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 그만큼 원유를 더 많이 확보할 여력이 생긴다.
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도 원유 수요에 악재다.
중국의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전년대비 성장률은 4.7%를 기록,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며 실망감을 안겼다.
벨란데라에너지파트너스의 마니쉬 라지 매니징 디렉터는 "시장 투자심리는 조심스럽다"며 "모든 수요 강세 재료는 가격에 이미 다 반영됐고 시장 참가자들은 하반기에 실제로 수요가 현실화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ING의 워런 패터슨 전략가는 "중국 수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도 시장을 억누르고 있다"며 "이번 주 초 나온 데이터는 수요 약화라는 그림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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