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는 오일 쇼크가 발생한 가운데, 비트코인(BTC)을 비롯한 위험 자산 시장이 일제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3월 9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매체 디크립트에 따르면, 세계 최대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지난 24시간 동안 약 1.7% 하락한 66,456달러 부근에서 거래되며 지속적인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이는 이스라엘의 테헤란 연료 저장소 타격과 이란의 걸프만 석유 시설 드론 공격 등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 격화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 전반에 퍼진 공포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미국 주식 시장 역시 개장을 앞두고 거센 매도세에 휩싸였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800포인트(약 1.7%) 이상 급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및 나스닥-100 선물 역시 각각 1.5%가량 떨어지며 위험 회피 심리를 뚜렷하게 보여주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약 18% 폭등해 배럴당 107달러(Dollar)를 넘어섰고, 브렌트유도 약 16% 상승해 108달러 부근을 기록하며 2022년 이후 처음으로 글로벌 벤치마크 100달러 선을 돌파했다. 전 세계 석유 운송량의 약 5분의 1을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공급 차질 우려가 에너지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에너지 가격의 급등은 암호화폐 시장에 치명적인 거시적 악재로 작용한다. 아폴로 크립토(Apollo Crypto)의 프라틱 칼라 연구 책임자는 유가 상승이 전 세계 거의 모든 제품과 식료품 가격 상승으로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증폭시키고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를 지연시켜, 결과적으로 비트코인과 같은 투기적 자산의 금융 환경을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
시장 불안을 더욱 키우는 것은 이란의 권력 승계 소식이다. 이란 국영 TV에 따르면, 개전 초기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고(故)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아들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분쟁 9일째 되는 날 이란의 88인 전문가회의를 통해 새로운 최고지도자로 지명되었다. 선출직을 역임한 적 없는 비밀스러운 인물인 그는 이제 막강한 이슬람혁명수비대를 포함한 이란의 군사 및 전략적 의사결정 권한을 거머쥐게 되었다.
전문가들은 새 지도부의 강경한 태도가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프라틱 칼라는 가족을 모두 잃은 새로운 지도자가 냉철한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격이 추가적인 공격을 억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당분간 비트코인 시장의 향방은 전장 상황 자체보다는 향후 며칠간 에너지 가격이 어떻게 반응할지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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