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의 지지부진한 흐름 속에서 이더리움(ETH)이 홀로 독주하며 암호화폐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 지표 발표 이후 시장 전반이 반응한 것과 달리, 이더리움은 강력한 현물 ETF 자금 유입과 신규 레이어-2 네트워크 활성화라는 독자적인 호재에 힘입어 여타 대형 암호화폐들을 압도하는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7월 16일(현지시간) 투자 전문매체 FX스트릿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목요일 장중 1,920달러 부근에서 거래되며 하루 동안 2.2%, 일주일간 약 11% 급등했다. 이로써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은 약 2,310억 달러, 일일 거래량은 120억 달러 규모에 달했다. 반면 비트코인은 하루 동안 0.3% 하락한 64,600달러를 기록하며 주간 4.2% 상승에 그쳤고, 솔라나(SOL)가 1.1% 하락한 77달러로 밀려나는 등 다른 주요 자산들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엑스알피(XRP, 리플), 바이낸스코인(BNB), 도지코인(DOGE) 등은 주간 2%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하는 데 머물며 이더리움 상승 폭의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더리움의 이번 독주는 미국 이더리움 현물 ETF로의 강력한 자금 유입이 견인했다. 소소밸류(SoSoValue) 집계 기준 이번 주 첫 3일간 미국 이더리움 현물 ETF에는 총 9,600만 달러가 유입되며, 지난주 전체 유입액인 8,400만 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반면 비트코인 현물 ETF는 하루 만에 유출과 유입이 수억 달러 단위로 교차하는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며 투자자들이 장기적인 포지션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이더리움 현물 ETF로의 자금 유입은 특정 상품에 극단적으로 쏠려 있는 양상이다. 수요일 유입된 5,380만 달러 중 블랙록의 ETHA에 4,530만 달러, 소형 펀드인 ETHB에 400만 달러가 집중되면서 전체 유입액의 대부분을 블랙록이 독식했다. 나머지 8개 상품의 유입액은 합산 500만 달러 미만에 그쳤으며, 수수료가 2.5%로 높은 그레이스케일의 기존 이더리움 신탁 상품은 출시 이후 총 53억 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여기에 이달 초 출범한 신규 생태계가 강력한 수요처로 부상하며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지난 7월 1일 가동을 시작한 로빈후드 체인은 이더리움을 가스비로 사용하고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거래를 최종 결제하는 레이어-2 네트워크다. 이 네트워크는 밈코인 거래 열풍에 힘입어 일일 탈중앙화 거래소(DEX) 거래량이 8억 달러를 돌파하며 이더리움의 실질적인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한편 비트코인은 ETF 자금의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온체인 지표상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낸센 데이터에 따르면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 속에서도 거래소 밖으로의 비트코인 유출세가 지속되었으며, 시장 이탈을 의미하는 스테이블코인으로의 자금 전환 움직임도 관측되지 않았다. 또한 선물 시장의 미결제 약정 등에 영향을 미치는 자금 조달 비율이 0% 수준에 머물고 있어 지난 6월의 대규모 청산 사태를 유발했던 과도한 레버리지 롱 포지션은 상당 부분 정리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비트코인의 시장 점유율은 58.3%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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