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유난히 어릴 때부터 사진 찍는 걸 좋아했다. 비록 대부분 셀카이긴 하지만 순간을 기록하고 싶은 의지가 아주 강하다.
2021년 코인 프로젝트들의 마케팅을 진행하다가 NFT로 거의 모든 파트너사가 전환되는 시기가 있었다. 그 당시 필자는 오픈씨(NFT 마켓 플레이스)에다가 필자의 사진과 영상을 민팅하여 올리고 판매해 보았다. 그리고 22년에는 우연히 촬영된 필자의 작은 사고 영상을 간직하고 싶어서 민팅하여 오픈씨에 올려두었다.
또 한번은 업계 지인께서 아주 오래 간직했던 어머님의 사진이 있는데, 이 사진이 훼손되어가고, 유실될 것이 두렵다며 NFT화 해서 간직하고 싶다고 하셨다.
간직하고 싶은 순간이 NFT라는 기술을 만나 영원이라는 이름으로 남을 수 있는 순간이 이런게 아닐까?
이런 생각들을 하다, 문득 웹3에서 사진과 NFT를 결합하여 활동중인 형들이 떠올랐다. 그리하여 이번 칼럼은 지난 9일 필자의 엑스(구, 트위터)에서 이틀간 여운이 남는 사진을 찍고자 노력하는 사진작가 ‘이틀’, 스근한 매력이 넘치는 다다즈팸 대표 사진작가 ‘파커’, 마지막으로 20여년의 사진작가 경력에 패션, 매너, 센스 그 모든 것을 겸비한 ‘소란’님을 모시고 진행한 스페이스(라이브 보이스 방송)의 질의 응답을 토대로 작성하였다.
질문1: 세분 모두 NFT 커뮤니티에서 필자와 연을 맺게 되었다. NFT세계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이틀: 20년도에 스승이자 회사동기인 친구를 통해 NFT에 입문하게 되었고, 유명한 작가나 사진 전공자가 아니어도, 실력이 있다면 사진을 작품화해서 판매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NFT를 통해 다양한 나를 발견하며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파커: 집 근처에 오래된 마을이 하나 있는데 재개발로 인해 없어지게 된다고 듣게 되었다. 그 동네를 사진으로 남겨서 사라지지 않을 기록의 의미를 부여하고자 작업을 시작했고, 그 당시 사진에 대한 저작권 표기 문제들을 NFT로 해결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NFT씬에 입문하게 되었다.
-소란: 현재 근무하고 있는 회사가 언어관련 회사인데, NFT와 사업을 연계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중 회사의 유일한 공대생인 내가 직접 NFT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입문하게 되었고, 과거에 작업했던 사진들을 전시하고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사진을 NFT화(민팅)하게 되었다.
질문2: 본인의 사진관련 활동 내용을 소개한다면?
-이틀: 대학교때는 항상 공부와 아르바이트만 하느라 취미생활을 해본적이 없어서, 돈을 벌면 제일 먼저 해보고 싶은 것 중 하나가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것이었다. 그래서 2018년도에 회사에 입사하고, 취미생활겸 면세점에서 구입한 카메라를 들고 여행을 하면서 사진을 찍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사진에 흥미를 느끼면서 지인들과 사진을 찍으러 다니고, 소모임에도 참여하면서 사진을 직접 체득해 갔다. 개인적으로 공부로 접근을 하게 되면 흥미가 쉽게 떨어져서 기본적인 카메라를 다루는 방법 정도만 숙지하고, 사실 사진에 대한 전문지식은 거의 없다.
찍은 사진들을 엽서, 포스터, 달력 등으로 만들어서 지인들에게 선물도 해 주고, 웹3에서 만난 지인들 가게에 입점하여 판매도 하고 있다. 지인들의 프로필 사진이 내가 찍은 작품 사진으로 바뀌는 것을 보는 것이 큰 행복이라고 느꼈다.
사실 NFT를 하기 전에는 그저 취미생활로 소소하게 소모임에 나가거나 여행가서 사진을 찍는 정도였다. 하지만, 2020년도에 NFT를 시작하면서 NFT로 사진을 판매하기도하고, 유명한 작가들과 함께 프랑스 이함갤러리에서도 전시를 했고, 국내 NFT 작가들과 단체전을 몇 차례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는 NFT씬에서 크게 활동을 하진 않고, 풍경과 일상 사진 찍는게 좋아서 주로 여행을 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있다. 가끔 지인들의 촬영요청이 있을때 웨딩촬영이나 아기들 사진을 찍어주기도 한다.
-파커: 어릴때부터 필름사진을 접해 오랜 시간 취미로만 즐기다가 회사를 그만두면서 조금 더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현재는 상업사진, 영상촬영 등의 일을 하고 있다. 개인작업으로 필름사진을 작업을 이어가고 있고, 단체전시와 개인전을 진행하였다.
-소란: 어려서는 올림푸스 펜이라는 하프 카메라가 있어서 거부감없이 사진을 시작했던 것 같다. 30대중반에 여러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사진에 의지를 많이 했었고,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 훈련을 받았다. 그 당시에는 사진에 미쳐서 하루에 몇 천장씩 찍었던것 같다. 전시도 하고, 출판도 하고, 홍대에서 갤러리카페를 운영하기도 했다. 요즘은 상업적인 작업은 안하고 재정적으로 어려운 단체의 요청이 있으면 사진을 찍어준다. 대부분은 아이폰으로 생활 속 즐거운 사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질문3: 사진을 간직할 수 있는 수단은 SNS, 핸드폰 등 이미 많이 있다. 사진을 NFT와 결합시키게 된 이유가 있다면?
-이틀: 처음 질문에 대한 답변의 연장선인것 같다. NFT이전에는 크라우드픽 등 상업이미지 판매사이트에서 푼돈을 받고 사진을 판매하기도 했었다. 수익도 크지 않고, 소중한 기억을 기록한 사진이 그저 '이미지'로서의 가치만 있고, 구매하는 사람들과 사진에 대한 이야기도, 사진에 대한 소개도 제대로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NFT는 유명한 작가가 아닌 일반인들도 능력만 있다면 본인의 사진을 작품화하여서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고, 나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것 같아 시작하게 되었다. 사진작품과 NFT 결합 이후에는 커뮤니티를 통해 다른작가님들이나 콜렉터로 불리는 구매자분들과 소통하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 되었다.
내 사진 NFT 콜력션의 최대 콜렉터였던 ‘더블대롱’이라는 분과 트위터(현, 엑스)로 자주 소통했던 기억이 난다. 외국분이셨는데 그런 콜렉터와의 경험 덕분에 더 열정적으로 활동을 할 수 있었다.
-파커: 앞서 언급한대로 '사라질 마을, 새말'에 대한 사진을 기록하면서 NFT와 사진을 결합하게 되었다. 사실 그 마을은 6·25 이후 피난민들이 모이면서 형성된 마을이었고, 그 맞은편에는 최초의 개성식 널기와(지붕을 이을 때 쓰는 널조각)가 있던 동네였는데 이 땅에서는 사라지게 될 오래된 마을이지만, 이 마을에 대한 기억을 어딘가에 보존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사진의 '저작권(copyright)' 에 대한 문제 역시 NFT와 결합을 하면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었다.
-소란: 사진 작업을 하다보면 그걸 공유하고 싶은데, 그런 기회가 쉽지 않고, NFT는 민팅을 해 놓으면 언제든지 전시, 구매, 선물 등을 한꺼 번에 할 수 있기 때문에 매력적이라고 생각되었다. 현재 콜렉션 작업들은 하나의 사물을 주제로 작업을 이어 나가고 있다.
질문4: 지금까지 작업한 사진 혹은 NFT 중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이틀: 지금 휴대폰 배경화면으로 해 놓은 사진인데, 당시 여자친구이던 현재의 와이프와 제주도 여행을 갔었는데 나는 여행만 가면 비와 구름을 몰고 다니는 사람이다. 그 시기가 공교롭게도 딱 제주도에만 있는 고사리장마 기간이어서 계획 세운 것들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너무나 실망한 아내는 기분이 몹시 안좋았다. 앞으로 나랑 여행하면 비를 자주 마주하게 될텐데 그때마다 이렇게 우울해 하면 안될 것 같아서 슬리퍼와 우산, 우비를 구매해서 근처 초원에 가서 카메라와 우산을 든채로 초원을 신나게 뛰어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그날의 기억 덕분에 와이프는 비오는 날이면 그날의 이야기를 자주 하고, 이제 더 이상 비오는 날을 우울하게 보내지 않고 좋은 곳을 찾아가곤 한다.
다보탑 윗부분을 찍고, 아랫부분을 찍어 두 장을 붙이려고 했는데, 두번째 사진을 찍을 때 어머니께 들켜서 카메라를 빼앗겨버렸다. 그 사진이 내가 처음으로 주제를 정해서 찍은 사진이라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앞에서 계속 언급한 사라진 마을, 새말의 작품들이 나를 NFT로 이끌어준 사진들이라 기억에 많이 남는다.
-소란: 어느날 구매한 감자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보다가 한 봉지에 들어 있는 감자들을 하나하나 다 촬영해서 NFT로 만든 시리즈가 있다. 그리고 이 감자들을 방치해 놓고 있다가 다시 보니 감자에 싹이 났는데 마치 어린왕자의 별 처럼 보였다.
이 작품들이 싱크대 위에서 아이폰 조명의 힘을 빌어 라이카로 촬영한 가장 최근의 가볍고도 유머러스한 작업들이다. (나머지 작품들에 대한 설명은 스페이스 다시 듣기를 통해 확인 가능)
질문5: 사진을 잘 찍는 나만의 팁이 있다면?
-이틀: 남의 것을 많이 보고, 따라해 보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 각자의 방식과 노력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니 다른 사람의 결과물과 비교는 하지 않되, 그렇게 경험을 쌓아가다보면 결국 본인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찾아가게 되고, 자신이 좋아하는 사진을 찍다보면 결국 좋은 사진을 찍게 되는 것 같다.
-파커: 사진을 찍기 전 어떤 주제로, 어떻게 찍을 것인지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다. 기본적인 구도나 수직, 수평만 잘 맞추어도 보기 편안한 좋은 사진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소란: 최대한 솔직하게, 직설적으로, 내가 보는 세상. 즉, 사물이나 사건을 직시하면서 사진을 찍는다. 내가 시각적으로 보고, 내 뇌가 인지하는 것과 카메라에 담기는 것은 사실 많이 다르다. 그래서 흔히 하는 말이 ‘좀 더 피사체에 한두걸음 다가가서 프레임에 더 가까이 담아라’라고 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프레임 안에서의 밸런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거리감과 질량감, 그리고 밝기 등의 밸런스가 잘 맞게 찍을 수 있도록 되도록 많이 찍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질문6: 앞으로 NFT 시장 혹은 사진 작가로서 하고 싶은게 있다면?
-이틀: 개인 사진전을 해 보고싶다. 사실 사진찍고 NFT를 시작하면서부터 가졌던 꿈인데, NFT 시장이 작품시장에서 PFP 시장으로 넘어가면서 접어두었지만, 3년 안에 사진전을 해 보고 싶다.
-파커: 웹2,웹3 구분하지 않고 파커라는 작가만의 작품 세계를 만들어가고 싶고, 사라져가는 마을들의 사진을 남겨 놓는 작업을 꾸준히 해 나아가고 싶다.
-소란: 작품들을 NFT로 민팅하여 온라인으로 전시를 좀 더 많이 하고, 엑스의 스페이스처럼 작가들과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아까 언급한 감자 NFT 시리즈처럼 라이트하고 재밌는 작업들을 하고 싶고, 현재 회사가 문래동에 있어서, 문래동에 관련된 작업을 하려고 관찰중인데.. 어느정도 구상이 갖춰지면 공개를 할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세분의 작가님들께 “나에게 사진이란?” 질문을 했다. 누군가에겐 ‘한숨’, 누구에겐 ‘오랜 친구’, 또 누군가에겐 ‘나 자신’ 인 사진…
사실 웹3 세상에서 메타버스가 한창 유행일 때, NFT와 아트씬을 연결하며, 온라인 상의 나만의 전시 공간과 소통의 장을 어우를 수 있는 메타버스 사업 모델을 제시한 프로젝트들이 수없이 많았다. 지금에 와서 이 사업을 이어가며, 우리에게 그런 공간을 제공해 주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는지…필자의 머릿속에 당장 떠오르는 프로젝트나 플랫폼은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소란작가가 스페이스 중 하신 말씀이 떠오른다. ‘프레임 안의 세상(사진)은 내가 조정할 수 있다.’ 필자는 사실 우리들의 인생도 내가 조정할 수 있다고 믿는다. 비트코인의 가격과 무관하게 NFT 시장은 어쩌면 정체 혹은 죽어가고 있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렇게 소소한 우리 일상을 NFT와 연결해 가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 진정한 NFT의 대중화와 성장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은 극히 일부만 가능한 일이지만… 그것이 순간의 기록이든, 프로필 사진이든… 나의 정체성을 나타내고 간직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은 정말 멋진일이 아닐까?
지금도 어딘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NFT프로젝트들를 응원한다. 그리고 이렇게 개인적으로 NFT와 본인들의 삶을 연결하고 있는 그대들도..
이글을 마치며, 필자에게 ‘사진’이란 삶과 같이… 바로 ‘지금, 여기(Here & Now)’ 이다.
-로니의 늪(NFT)에 빠진 작가 시리즈(약칭: 로.늪.빠)는 2018년도부터 크립토 업계에서 마케팅 및 다양한 활동을 해온 NFT와 커뮤니티에 누구보다 진심인 로니가 NFT를 매개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의 세계관을 직간접 체험하며, 그 경험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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