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한 글로벌 ‘관세 전쟁’의 여파가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도 미치고 있다. 특히 미국 주요 지수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들의 타격이 두드러진 상황이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4일 종가 기준 국내 상장 ETF 960여 종목의 순자산 총액은 182조6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거래일(3일) 기준 186조9천억 원에서 하루 만에 4조3천억 원이 줄어든 수치다.
대표적인 미국 지수 추종 ETF들도 순자산 감소가 두드러졌다. 국내 최대 주식형 ETF이자 동일 지수 추종 상품 중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TIGER 미국S&P500’은 하루 만에 순자산이 5천300억 원 감소했다. ‘TIGER 미국나스닥100’도 3천400억 원이 줄었다. 같은 계열의 ‘KODEX 미국S&P500’과 ‘KODEX 미국나스닥100’ 역시 각각 2천900억 원, 2천600억 원의 순자산 감소를 기록했다.
미국 증시 지수 선물의 급락세도 국내 ETF 가격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0분 기준 ‘PLUS 글로벌 방산’ ETF는 11.75%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RISE 미국반도체NYSE(H)’(-11.60%),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11.41%), ‘SOL 미국양자컴퓨팅TOP10’(-11.34%),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11.11%) 등도 10% 이상 하락세를 보였다.
급락세는 인공지능(AI) 관련 ETF로도 확산됐다.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은 10.40%, ‘KODEX 미국AI전력핵심인프라’는 10.35%, ‘KoAct 글로벌AI&로봇액티브’는 10.21% 하락하며 일제히 두 자릿수 낙폭을 기록했다.
아시아 시장 개장을 앞두고 미국 주가지수 선물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국내 ETF의 괴리율도 확대됐다. 대표 종목인 ‘TIGER S&P500’은 개장 직후 한때 괴리율이 -4.27%까지 벌어졌고, 이후 -2.48% 수준으로 다소 축소됐다.
이 같은 괴리 현상은 국내 ETF의 실시간 순자산가치(iNAV) 산출 방식과 유동성공급자(LP)의 호가 제시 간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환 노출형 ETF의 경우, iNAV는 미국 본장 데이터를 반영한 후 국내 증시 개장 시간에는 원·달러 환율 변동만 반영된다. 반면, LP는 미국 주가지수 선물 등 실시간 가격 변동을 고려해 매수·매도 호가를 제시하기 때문에 괴리율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각 ETF 운용사들은 이날 개장 전 ‘기타시장안내’ 공시를 통해 “장중 실시간 iNAV와 실제 체결가격 간 괴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투자 시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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