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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에 막힌 한국 코인 시장, 이대로면 '디지털 갈라파고스' 된다

김진범 기자 | 기사입력 2026/01/05 [08:01]

규제에 막힌 한국 코인 시장, 이대로면 '디지털 갈라파고스' 된다

김진범 기자 | 입력 : 2026/01/05 [08:01]
규제에 막힌 한국 코인 시장, 이대로면 '디지털 갈라파고스' 된다/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 규제에 막힌 한국 코인 시장, 이대로면 '디지털 갈라파고스' 된다/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지난 2025년 한 해 동안 한국 암호화폐 시장에서 무려 1,10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코인 엑소더스' 현상이 발생해 국내 거래소의 경쟁력 약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내의 엄격한 규제로 인해 다양한 투자 상품을 이용할 수 없게 된 투자자들의 자금이 국경을 넘은 것으로 분석된다.

 

1월 4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매체 비트코이니스트에 따르면, 코인게코와 타이거 리서치의 공동 연구 결과 지난해 한국 암호화폐 플랫폼에서 이탈한 자금 규모는 약 1,100억 달러, 한화로 약 160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한국의 규제 환경이 국내 거래소를 현물(Spot) 거래 위주로 제한하면서, 마진 거래나 파생상품 등 다양한 투자 도구를 찾는 개인 투자자(Retail Trader)들이 바이낸스나 바이비트 같은 해외 플랫폼으로 대거 이동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자금 이동은 해외 거래소들의 막대한 수수료 수익으로 직결됐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지난 2025년 한국 이용자로부터 발생한 수수료 수익은 바이낸스가 약 2조 7,300억 원, 바이비트가 약 1조 1,200억 원에 달했다. 또한 해외 거래소에 고액의 자산을 보유한 한국 계정 수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으며, 거래소뿐만 아니라 개인 지갑(Self-custody wallets)으로의 자금 이동 또한 활발히 이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 정부는 자금 세탁 방지와 투자자 보호를 위해 규제의 고삐를 죄어왔다. 지난 2024년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통과되었으나, 이는 시장의 건전성 확보에 초점을 맞췄을 뿐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폭넓은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제도적 기틀을 마련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디지털 자산 기본법 논의마저 지연되면서 규제 공백과 서비스 제한에 답답함을 느낀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자금 유출이 한국 내 암호화폐 투자 열기가 식은 것이 아니라, 거래 장소만 바뀐 것이라고 분석했다. 1,100억 달러라는 수치는 자산의 소멸이 아닌 단순한 가치의 재배치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입법가들이 스테이블코인 조항을 포함한 광범위한 규칙 마련에 착수했지만, 더 다양한 선택지와 도구를 제공하는 해외 시장으로의 쏠림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면책 조항: 이 기사는 투자 참고용으로 이를 근거로 한 투자 손실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해당 내용은 정보 제공의 목적으로만 해석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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