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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권도형 "내 발명품, 모두에 고통 줬다...루나·UST 팔지 않았다"

'테라 생태계 부활' 제안…투자자들 "평생 저축 날렸다" 항의

박소현 기자 | 기사입력 2022/05/14 [10:20]

'테라' 권도형 "내 발명품, 모두에 고통 줬다...루나·UST 팔지 않았다"

'테라 생태계 부활' 제안…투자자들 "평생 저축 날렸다" 항의
박소현 기자 | 입력 : 2022/05/14 [10:20]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최고경영자(CEO)가 13일(현지시간) 루나(LUNA)와 테라USD(UST) 폭락 사태와 관련해 처음으로 사과의 뜻을 밝히며 암호화폐 프로젝트의 실패를 인정했다.

 

권 CEO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지난 며칠간 UST 디페깅(1달러 아래로 가치 추락)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은 테라 커뮤니티 회원과 직원, 친구, 가족과 전화를 했다"며 "내 발명품(루나·UST)이 여러분 모두에게 고통을 줘 비통하다"고 밝혔다.

 

▲ 출처: 권도형 트위터  © 코인리더스


그는 "탈중앙화 경제에선 탈중앙화 통화가 마땅하다고 생각하지만, 현재 형태의 UST는 그런 돈이 아닐 것이라는 점이 확실하다"고 스테이블 코인 UST의 실패를 자인했다.

 

이어 "나를 비롯해 나와 연계된 어떤 기관도 이번 사건으로 이익을 본 게 없다"며 "나는 (폭락 사태) 위기에 루나와 UST를 팔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지켜야 할 것은 테라 블록체인 공간을 가치 있게 만드는 커뮤니티와 개발자들"이라며 "우리 커뮤니티가 앞으로 나아갈 최선의 길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시 일어설 방법을 찾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권 CEO가 입을 연 것은 사흘 만이다.

 

한국시간 기준 지난 11일 그는 트위터를 통해 UST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루나틱'으로 불리는 투자자들을 독려했다. 하지만 그 이후 침묵을 지켰다.

 

루나와 UST는 최근 폭락 사태로 가치가 전혀 없는 휴짓조각이 됐고, 비트코인 급락을 초래하는 등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루나의 현재 가격은 0.0001달러로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1달러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 코인 UST 가격은 최근 24시간 동안 80% 넘게 추락한 12센트다.

 

권 CEO는 그동안 '도 권'(Do Kwon)이라는 아이디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영문으로 트윗 글을 올리며 회원들과 소통해왔다.

 

그는 테라폼랩스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와 한국을 오가며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그가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권 CEO는 이날 사과 표명과 함께 '테라 생태계 부활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10억 개 신규 토큰을 루나와 UST 보유자에게 분배하는 방식으로 테라 블록체인 네트워크 소유권을 재구성해 시스템을 다시 시작하겠다면서 회원들에게 동의 여부를 물었다.

 

일부 투자자는 권 CEO의 제안을 지지했지만, 온라인 게시판에는 "3만5천 달러(4천500만 원)를 잃었다". "내 평생의 저축을 모두 날렸다"는 항의 글이 쇄도했다.

 

일부는 "쓰레기 같은 아이디어", "쓸모없는 다른 코인을 만드는 대책"이라며 막대한 물량이 풀린 루나 소각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권 대표의 제안이 테라 블록체인을 살릴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라며 투자자들의 신뢰 상실과 신규 코인 분배 방식 등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루나와 UST가 대폭락하면서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이들 코인에 대해 일제히 거래 중단과 상장 폐지에 나섰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OKX는 블록체인업체 테라폼랩스가 발행하는 UST를 상장 폐지했다. 테라 생태계 코인인 루나, 앵커, 미러와 관련한 상품도 퇴출했다.

 

또 FTX는 파생 상품인 루나PERP를 상장 폐지했고, 크립토닷컴은 루나, 앵커, 미러 거래를 중지시켰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오는 27일부터 거래 정지를 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경우 전날 루나와 UST 현물 거래를 중단했다. 자오창펑 바이낸스 CEO는 트위터를 통해 "루나 코인을 구매하지 마라. 극도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국내 1·2위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도 13일 오후 공지를 통해 루나에 대한 거래지원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업비트는 20일, 빗썸은 27일부터다. 고팍스도 16일부터 루나 거래지원을 종료한다고 했다. 

 

또 암호화폐 전문매체 더블록에 따르면 스위스 소재 ETP 발행업체 벨러(Valour)가 테라 기반 Valor Terra SEK 제공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벨러 측은 "테라의 높은 변동성 및 불확실성을 이유로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반에크(VanEck) 역시 "테라 네트워크가 중단되면 VanEck Terra ETN 거래를 처리할 수 없다. 기술적으로 불가"하다고 전했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위원장인 맥신 워터스(Maxine Waters)는 이번 회기에서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포함한 암호화폐 패키지 법안을 마련 중이라고 더블록이 전했다.

 

스티븐 린치(Stephen Lynch) 하원의원은 현재 마련 중인 이캐시(ECash) 관련 법안이 해당 패키지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포함되느냐는 더블록의 질문에 그는 "포함돼야 한다"며 "테라 사태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신뢰를 뒤흔들었다. 구체적인 사항은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CNBC 기자 라이언 브라운(Ryan Browne)도 트위터를 통해 "영국 정부는 전자결제 규제에 스테이블코인을 포함시킬 예정이다. 테더 및 서클과 같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금융감독청(FCA) 규제를 받을 수 있다"면서 "UST 사태로 인해 영국 정부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추가 조치를 취할 준비를 마쳤다. 정부는 특정 스테이블코인이 가격이 지지 되지 않는 암호화폐 자산의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결제수단에 적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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