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추진하는 디지털 유로가 제도화 문턱에 올라섰지만, 오프라인 결제의 실효성과 프라이버시를 둘러싼 구조적 한계가 동시에 드러나며 논쟁이 커지고 있다.
12월 23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유럽연합 이사회(Council of the European Union)는 유럽중앙은행(European Central Bank, ECB)이 설계한 디지털 유로의 기본 방향에 공감하며 온라인·오프라인 결제 기능을 동시에 도입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ECB 총재는 “이제 유럽이사회와 이후 유럽의회가 집행위원회 제안이 입법으로 적절한지 판단하고 수정 여부를 결정할 단계”라며 최종 결정권이 입법부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논의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오프라인 디지털 유로의 기술적 한계다. 오프라인 디지털 유로는 인증된 모바일 기기나 스마트카드에 저장된 중앙은행 서명 토큰을 근거리 통신으로 직접 전송하는 구조를 전제로 한다. 그러나 수신자와 발신자 근접성을 강제하는 과정에서 중계 공격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공격자가 두 기기 근처에 중계 장치를 두고 인터넷으로 신호를 연결할 경우, 사실상 비대면 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럽 데이터 보호 이사회(European Data Protection Board)는 전문가 의견서를 통해 “현재 사용 가능한 대응 수단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디지털 화폐에서 현금과 같은 물리적 근접성을 신뢰성 있게 강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명시했다. 이는 오프라인 디지털 유로가 현금 수준의 익명성과 사용 통제력을 동시에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제도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ECB는 프라이버시 보호 장치도 함께 강조하고 있다. 오프라인 디지털 유로와 이를 관리하는 개인 키는 인증된 기기의 보안 요소에 저장되며, 모바일 기기와 스마트카드가 주요 매체로 활용될 예정이다. 다만 현금과 동일한 익명성을 제공하는 구조는 아니라는 점에서, ‘프라이버시를 강화한 전자화폐’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과적으로 디지털 유로의 향방은 기술적 현실과 제도적 선택 사이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유럽연합은 결제 혁신과 통화 주권 강화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지만, 오프라인 결제의 실효성과 프라이버시 한계를 어떻게 제도에 반영할지를 두고 입법 과정에서 치열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면책 조항: 이 기사는 투자 참고용으로 이를 근거로 한 투자 손실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해당 내용은 정보 제공의 목적으로만 해석되어야 합니다.*
<저작권자 ⓒ 코인리더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많이 본 기사
Crypto & Blockchain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