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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매입 전략, '최악'으로 전락...2,600% 오른 기업 추락

이선영 기자 | 기사입력 2025/12/07 [13:30]

암호화폐 매입 전략, '최악'으로 전락...2,600% 오른 기업 추락

이선영 기자 | 입력 : 2025/12/07 [13:30]
금융 시장

▲ 금융 시장   

 

올해 초만 해도 ‘가장 잘 나가는 투자 전략’으로 꼽히던 기업형 암호화폐 매입 전략이 불과 몇 달 만에 ‘최악의 거래’로 전락했다. 기업이 보유 현금을 토대로 비트코인(Bitcoin, BTC)이나 이더리움(Ethereum, ETH)을 사들이면 주가가 토큰 가치보다 더 크게 뛰는 흐름이 이어졌지만, 지금은 거품이 걷히며 시장 전반에 충격을 주고 있다.

 

12월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스트래티지(Strategy Inc.)를 사실상 비트코인 보유회사로 만든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의 실험은 올해 상반기 수백 개 기업을 시장으로 끌어모았다. 벤처투자가 피터 틸(Peter Thiel),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일가까지 가세하면서 ‘디지털 자산 재무전략(DAT)’은 단숨에 월가의 유행 코드가 됐다.

 

가장 극적인 사례는 샤프링크(SharpLink Gaming Inc.)다. 회사가 기존 사업을 접고 이더리움 대규모 매입 전환을 선언하자 주가가 며칠 만에 2,600% 폭등했다. 그러나 상승 근거가 취약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급락이 시작됐고, 현재 주가는 고점 대비 86% 떨어져 회사 전체 가치가 보유 토큰 가치보다 낮아졌다. 그린레인 홀딩스(Greenlane Holdings)는 토큰 4,800만 달러 규모를 갖고도 99% 넘게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보유 토큰에서 실질적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를 근본적 문제로 보고 있다. B.라일리 시큐리티즈(B. Riley Securities) 애널리스트 페도르 샤벌린(Fedor Shabalin)은 “토큰을 쌓아두는 전략이 투자 매력을 잃고 있다는 점을 시장이 인식했고 주가는 그만큼 식었다”고 말했다. 미국과 캐나다에 상장된 디지털 자산 재무전략 기업들의 주가는 올해 중간값 기준 4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고, 같은 기간 비트코인은 약 6% 하락에 그쳤다.

 

불안을 키운 건 무리한 차입이었다. 스트래티지는 전환사채와 우선주 발행을 반복하며 비트코인을 사들였고, 보유 자산 평가는 한때 700억 달러를 넘었다. 디지털 자산 재무전략을 택한 기업 전체가 올해 450억 달러 넘게 조달해 토큰을 샀지만, 대부분 자산에서 현금흐름이 발생하지 않는다. RIA 어드바이저스(RIA Advisors)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마이클 레보위츠(Michael Lebowitz)는 “투자자는 비트코인 리스크뿐 아니라 기업의 재무 부담까지 이중으로 떠안는 처지”라고 말했다.

 

자금 조달 환경이 나빠지자 스트래티지는 다시 시장을 두드렸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11월 유럽에서 발행한 영구 우선주는 할인 발행에도 이미 공모가 아래로 내려왔고, 중소 디지털 자산 재무전략 기업들은 시장 관심이 급감하면서 채권·지분 발행 자체가 어려워졌다. 스트래티지 최고경영자 펑 레(Phong Le)가 “필요하면 비트코인을 매도해 배당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밝히자 업계는 술렁였다. 그는 회사의 수정 순자산가치(mNAV)가 1 아래로 떨어질 때 매도를 고려하겠다고 했는데, 세일러가 수차례 ‘절대 매도하지 않는다’고 강조해온 만큼 파장은 컸다.

 

업계에서는 기업들이 연쇄적으로 보유 토큰을 매각할 경우 시장 충격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스트래티지는 단기 배당 재원을 위해 14억 달러 준비금을 확보한 상태이며, 2020년 8월 비트코인 매입을 시작한 이후 주가는 여전히 1,200% 이상 올랐다. 다만 올해만 보면 주가는 38% 떨어졌고, 시장에서는 2026년 초부터 재무여력이 있는 기업들이 정상가치보다 떨어진 디지털 자산 재무전략 기업을 인수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면책 조항: 이 기사는 투자 참고용으로 이를 근거로 한 투자 손실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해당 내용은 정보 제공의 목적으로만 해석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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