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관세청도 칼 뺐다…수출기업 불법 외환거래 집중점검 세관 신고-은행지급액 격차 큰 1천138개 기업 대상 작년 104개 기업 조사 2조2천49억원 적발…운송대금 해외서 받은 뒤 신고 안하고 해외 빚 변제
관세청이 수출기업 무역대금 불법 외환거래를 전방위로 관리·단속한다. 고환율 흐름을 악용해 일부러 수출입 대금의 지급·수령 시점을 조정하거나, 해외로 재산을 빼돌려 부당 이득을 노리는 움직임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관세청은 12일 정부대전청사에서 '고환율 대응 전국세관 외환조사 관계관 회의'를 열고 불법 외환거래 연중 상시점검 계획을 밝혔다. 관세청은 세관에 신고된 수출입 금액과 은행을 통해 지급·수령된 무역대금 간 차이가 크다고 판단되는 1천138개 기업을 상대로 외환검사에 나선다. 대기업 62개, 중견기업 424개, 중소기업 652개다. 관세청은 수출입 실적과 금융거래자료 등 추가 정보분석을 통해 불법 외환거래 위험이 높은 기업을 우선 검사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수출대금 미회수, 변칙적 무역결제, 재산 해외도피 등 고환율을 유발할 수 있는 3대 무역·외환 불법행위에도 상시 단속을 이어간다. 환율 안정화 시점까지 '고환율 대응 불법 무역·외환거래 단속 태스크포스(TF)'도 구성·운영한다. TF는 정보 분석과 지휘를 담당하는 전담팀과 전국 세관의 외환조사 24개 팀으로 구성된다.
관세청은 작년 1∼11월 무역대금과 세관 신고 금액 간 차이가 최근 5년 중 최대치인 약 2천900억달러(약 427조원)에 달한 점 등을 고려해 상시 점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격차가 외환 순환을 저해하고 환율 불안을 더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무역대금은 우리나라 전체 외화 유입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작년 관세청 외환검사에서는 조사 대상 104개 기업 중 97%에서 불법 외환거래가 적발됐다. 적발 금액은 총 2조2천49억원에 달했다. 주요 적발 사례를 보면, 해외 법인과 지사를 둔 복합운송서비스업체 A사는 해외 거래처로부터 받아야 할 운송대금을 국내로 회수하지 않고 해외 지사에 유보한 뒤, 이를 다른 해외 채무 변제에 사용하면서도 외환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글로벌 PC게임 공급업체 B사는 해외 파워 유저에게 홍보 용역을 맡기고 대가를 게임머니로 지급했으나 이 역시 외환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명구 관세청장은 "환율 안정 지원을 올해 관세청의 핵심 과제로 삼겠다"며 "불안정한 대외 경제 환경 속에서 불법 무역·외환거래를 엄정하게 단속해 외환거래 질서를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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