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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들, 암호화폐 투자 길 열렸는데 왜 불만이 커질까?

이선영 기자 | 기사입력 2026/01/13 [17:26]

한국 기업들, 암호화폐 투자 길 열렸는데 왜 불만이 커질까?

이선영 기자 | 입력 : 2026/01/13 [17:26]
9년 만의 규제 해제에도 웃지 못하는 한국 암호화폐 시장/챗지피티 생성 이미지

▲ 9년 만의 규제 해제에도 웃지 못하는 한국 암호화폐 시장/챗지피티 생성 이미지


한국 암호화폐 시장이 9년 만에 제도적 전환점을 맞았지만, 기대와 달리 업계 전반의 표정은 엇갈리고 있다. 기업과 기관의 시장 진입이 허용되면서 유동성 확대가 예상되는 반면, 과도한 투자 제한이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1월 13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매체 AMB크립토에 따르면, 금융위원회(FSC)는 2017년부터 유지해 온 법인·전문투자자의 암호화폐 투자 금지 조치를 해제하기로 하고, 이르면 2월 중 최종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운영돼 온 국내 암호화폐 시장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새 제도가 시행되면 약 3,500개에 달하는 국내 기업과 기관이 합법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규제 당국은 이르면 올해 안에 법인 거래가 실제로 개시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기업들은 재무 전략 차원에서 암호화폐를 대차대조표에 편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는 개인 투자자 의존도가 높았던 국내 거래소의 유동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금융위원회는 시장 과열과 리스크 확대를 막기 위해 강력한 안전장치도 함께 마련했다. 기업의 암호화폐 투자 한도는 연간 자기자본의 5%로 제한되며, 투자 대상 역시 시가총액 상위 20개 암호화폐로 한정된다. 변동성이 큰 소형 코인으로의 자금 쏠림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 등 스테이블코인 허용 여부는 아직 논의 중으로, 향후 자금 운용의 유연성을 좌우할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다.

 

이 같은 규제 설계에 대해 금융업계 내부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과 일본은 기업의 암호화폐 보유에 별도 한도를 두지 않고 있으며, 유럽연합(EU)과 싱가포르 역시 상대적으로 유연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투자 한도가 해외에는 없는 규제인 만큼, 자금 유입을 약화시키고 전문 암호화폐 투자 기업의 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업들은 제도 변화에 맞춰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해외에서는 비보파워 인터내셔널이 리플랩스 지분에 투자하는 규제 펀드를 추진하는 등, 제도권 자금의 암호화폐 진입이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국내 역시 규제 완화가 본격화되면 기관 자금 유입이라는 구조적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국내 암호화폐 시장의 체질을 개인 중심에서 기관 혼합형으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면서도, 5% 투자 한도와 자산 제한이 실제 시장 활성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한다. 제도 문턱은 낮아졌지만, 그 안에서 얼마나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느냐가 향후 한국 암호화폐 시장의 경쟁력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면책 조항: 이 기사는 투자 참고용으로 이를 근거로 한 투자 손실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해당 내용은 정보 제공의 목적으로만 해석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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