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ETF가 암호화폐 투자 패러다임을 바꾸며 전통적인 ‘알트코인 시즌’의 개념이 흔들리고 있다.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이 규제된 상품을 선호하면서, 저유동성 알트코인으로의 자금 순환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비트코인 ETF는 2024년 들어 1,290억 달러 이상의 유입을 기록하며 시장의 유동성을 비트코인과 일부 대형 자산에 집중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비트코인이 상승하면 투자금이 알트코인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있었지만, 이제는 ETF를 통한 안전한 투자 수단이 제공되면서 자금이 저위험 자산에 머물고 있다.
코인텔레그래프는 특히 기관 투자자들이 알트코인 시장에서 이탈하는 현상을 지적했다. 헤지펀드와 전문 트레이딩 데스크들은 ETF와 파생상품을 통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ETH)에 레버리지를 활용하고 있으며, 알트코인 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유동성 부족을 회피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2월 한 달간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24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유출되었으며, 이는 ETF 리뎀션(환매)과 차익거래로 인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또한, 코인텔레그래프는 벤처캐피털(VC) 시장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4년 VC 투자 건수는 전년 대비 46% 감소했으며, 알트코인보다는 웹3 및 AI 기반의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대한 선별적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VC가 초기 프로젝트에 막대한 자금을 공급하며 알트코인 시즌을 촉진했지만, 이제는 구조화된 상품을 통한 안정적 투자가 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다.
결국, 코인텔레그래프는 알트코인 시장의 과잉 공급 문제를 경고했다. 현재 시장에는 4,000만 개 이상의 토큰이 존재하며, 2024년 한 해에만 120만 개의 신규 토큰이 출시되었다. 하지만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대형 코인으로 집중되면서 대부분의 알트코인은 시장에서 생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CEO 기영주(Ki Young Ju)는 “모든 코인이 상승하던 시대는 끝났다”라며, 알트코인 시장의 유동성이 과거처럼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암호화폐 시장은 성숙해지고 있으며, 기존의 ‘비트코인 상승 → 알트코인 랠리’ 공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ETF와 파생상품이 투자 흐름을 바꾸면서, 알트코인 시장은 구조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기존의 투자 전략을 고수하는 이들에게는 새로운 시장 환경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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