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속 5월 수출 1.3%…미중 수출 동반 8%대 감소(종합) 4개월만 마이너스…'양대 주력' 미국 8.1%↓, 중국은 8.4%↓ 반도체는 21%↑…자동차는 '美 -32% 수출절벽'에 4.4% 감소 안덕근 산업 "수출기업 피해 최소화 위해 미와 호혜적 해결 방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무차별 관세 정책으로 세계 무역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한국의 5월 수출이 작년보다 1.3% 감소하면서 수출 증가율이 4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주력 수출 상품 가운데는 반도체 수출액이 역대 5월 중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자동차 수출은 30% 이상 수출액이 급감한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뒷걸음쳤다. 특히 양대 수출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수출이 눈에 띄게 감소함에 따라 '트럼프 관세'의 영향권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이어간 가운데 유럽연합(EU) 등 다른 지역으로 자동차 수출이 크게 증가한 수출 다변화 효과 등을 감안할때 현재까지 미국 관세 정책으로 인한 수출 영향은 제한적 수준이라고 정부는 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5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5월 수출액은 572억7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1.3% 감소했다. 월간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것은 지난 1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이에 앞서 2023년 10월부터 작년 12월까지 15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월 대비 증가하는 '수출 플러스' 흐름을 이어온 바 있다. 5월에는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반도체를 포함해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선박, 바이오헬스 등 5개 품목 수출이 증가했다.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은 138억달러로 작년보다 21.2% 증가해 역대 5월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월간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 2월 소폭 감소(-3%)했지만 3월부터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부가 제품의 견조한 수요와 고정가격 상승 흐름에 힘입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스마트폰 수출이 30.0% 증가하는 등 호실적으로 보인 가운데 전체적으로 3.9% 증가한 13억달러를 기록했다. 4개월 연속 증가다.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를 포함한 컴퓨터 품목 수출은 2.3% 증가한 11억달러로 집계됐다. 바이오헬스 수출액도 바이오 의약품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14억달러로 4.5% 늘어났다. 선박 수출도 4.3% 증가한 22억달러를 나타냈다. 반면 자동차, 석유화학 등 10개 품목의 수출은 감소했다. 자동차 수출은 62억달러로 4.4% 감소했다. 최근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하이브리드차 수출은 15.9% 증가했지만 내연기관차와 순수전기차(BEV) 수출은 각각 6.8%, 23.0% 감소했다. '트럼프 관세'와 현대차그룹의 조지아 신공장의 가동 확대 영향으로 미국 수출이 32% 급감했다. 다만 유럽연합(EU)로의 전기차 수출이 37.6% 증가해 미국 시장 수출 감소분을 상당 부분 상쇄해 4개월 연속으로 60억달러 이상의 수출액을 유지했다.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수출은 각각 36억달러, 32억달러로 각각 20.9%, 20.8% 감소했다. 산업부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이어진 저유가 기조에 따라 품목 가격이 급락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했다. 철강도 단가 약세와 글로벌 건설 경기 위축 영향으로 5월 수출이 12.4% 감소한 26억달러를 나타냈다. 3월부터 25% 관세가 부과 중인 미국 수출은 20.6% 감소했다. 이 밖에도 디스플레이(-18%), 자동차부품(-9.4%), 일반기계(-5.3%), 가전(-14.9%), 섬유(-11.4%), 이차전지(-18.4%)의 수출도 작년보다 감소했다. 9대 주요 지역별 수출을 보면, '트럼프 관세'의 직접 영향을 받는 대미 수출이 100억달러로 8.1% 감소했고, 대중 수출도 104억달러로 8.4% 줄었다.
대미국 수출은 무선통신기기·석유제품·이차전지 수출 호실적에도 최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 수출 급감이 전체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 대중국 수출의 경우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석유화학 수출이 줄면서 전체 수출도 뒷걸음쳤다. 9대 지역 중 수출이 늘어난 곳은 EU(4.0%)와 CIS(34.7%) 두 곳이었다. 한국의 5월 수입액은 503억3천만달러로 작년 대비 5.3% 감소했다. 국제유가 하락 장기화 속에서 에너지 수입은 원유(-14.0%), 가스(-0.3%) 수입 감소로 작년보다 12.8% 감소한 102억달러를 나타냈다. 에너지 외 상품 수입은 3.2% 감소한 402억달러였다. 이로써 5월 무역수지는 69억4천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무역수지는 올해 1월 적자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2023년 6월 이후 계속 흑자를 나타내고 있다. 조업일을 고려한 5월 일평균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0% 증가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미국 관세 조치가 세계 경제와 우리 수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반도체·선박 등 주력 수출 품목과 농수산식품·화장품 등 K-소비재의 수출 호실적으로 감소율은 -1%대로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우리 수출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관세 조치와 관련해 미 정부에 우리 측 입장을 정확히 전달해 상호호혜적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코인리더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