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경상수지 57억달러 흑자…"美 관세 영향 점차 나타나"(종합) 외국인 배당 등에 전월보다 34억달러↓…상품 흑자 89.9억달러 반도체·의약품 호조로 수출 1년전보다 1.9%↑ 운임하락에 운송수지 15개월만에 적자…배당소득수지 -6.5억달러
우리나라의 4월 경상수지 흑자가 외국인 배당 등으로 3월보다 30억달러 이상 줄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4월 경상수지는 57억달러(약 7조7천25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24개월째 흑자가 이어졌지만, 직전 3월(91억4천만달러)과 비교해 34억4천만달러 적다. 다만, 작년 동월(14억9천만달러)보다는 많다. 월간 흑자 폭은 4월 기준으로 2015년, 2014년에 이어 역대 3위 수준이다. 올해 들어 4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249억6천만달러)는 작년 같은 기간(179억7천만달러)보다 69억9천만달러 많은 상태다.
항목별로는 4월 상품수지 흑자(89억9천만달러)가 전월(84억9천만달러)보다 소폭 늘고, 지난해 4월(52억4천만달러)보다는 37억5천만달러나 불었다. 수출(585억7천만달러)은 반도체 등 IT(정보기술) 품목의 호조가 지속되면서 1년 전보다 1.9% 증가했다. 통관 기준으로 반도체(16.9%)·무선통신기기(6.3%)·의약품(22.3%) 등이 늘고, 석유제품(-13.8%)과 승용차(-4.1%)는 줄었다. 지역별로는 EU(18.4%)·동남아(8.6%)에서 호조를 보인 반면 미국(-6.8%)·일본(-5.3%)에서 고전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자동차 부품 등의 수출에서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이 점차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3분기 이후 관세 영향이 본격화하면 미국 현지 생산이 확대되면서 국내 생산과 수출이 줄어드는 모습도 나타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수입(495억8천만달러)은 5.1% 감소했다.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석탄(-38.5%)·원유(-19.9%)·가스(-11.4%) 등 원자재 수입이 10.4% 줄고, 곡물(-11.5%)·비내구소비재(-3.3%)·승용차(-2.8%) 등 소비재 수입도 2.1% 뒷걸음쳤다. 반대로 반도체제조장비(26.8%)·수송 장비(20.8%)를 비롯한 자본재 수입은 8.7% 증가했다. 송 부장은 "에너지 가격 하락 요인을 제외하면 자본재 위주로 수입이 견조하게 늘어나고 있다"며 "불황형 흑자라고 얘기하기에는 좀 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월 경상수지 흑자폭은 4월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서비스수지는 28억3천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적자 규모가 전월(-22억1천만달러)이나 작년 같은 달(-17억9천만달러)보다 커졌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운송수지(-1천만달러)가 컨테이너 운임 하락 등의 영향으로 15개월 만에 적자로 전환된 데다, 국내 기업의 연구·개발(R&D) 서비스 지급이 크게 늘어 기타사업서비스 수지(-15억1천만달러) 적자 폭도 커졌기 때문이다. 본원소득수지도 3월 32억3천만달러 흑자에서 4월 1억9천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4월 외국인 대상 배당 지급이 집중되면서 배당소득 수지가 전달 26억달러 흑자에서 6억5천만달러 적자로 전환된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4월 중 45억1천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0억달러 늘었지만,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3억2천만달러 감소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123억3천만달러 증가한 반면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주식 위주로 21억8천만달러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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