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 "향후 수주 긴박하게 관세 협상 진행될 듯…갈길 바빠" 정부, 한미 고위급 관세협의 앞 범부처 대책회의…"방미 조율중"(종합) 각 부처에 '주요 이슈 전향적 검토' 주문…"제도 선진화 계기로"
한미 양국이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가 끝나는 내달 8일까지 '줄라이 패키지' 합의(7월 일괄 합의) 도출을 목표로 집중적 협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가 17일 범부처 회의를 열고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17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옥에서 제46회 통상추진위원회 회의를 열고 미국과 본격적 고위급·기술 협의를 앞두고 우리 측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이슈별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대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대응 전략 마련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회의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회의에는 통상 주무 부처인 산업부 외에도 국무조정실,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특허청, 기획재정부, 외교부, 관세청,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국방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환경부, 문화체육관광부, 금융위원회 등의 실국장급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여 본부장은 "지난 수개월 동안 우리나라는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주요국 대비 협상 속도가 다소 더뎠던 측면이 있다"며 "이제 민주적 정당성을 갖춘 새 정부가 출범해 한미 협상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는 한미 통상 협상을 범정부 차원의 최우선 과제로 두고 성공적으로 협상을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여 본부장은 "조만간 미국 측과 통상장관급 셔틀 협상 및 기술 협의를 수시로 추진할 예정"이라면서 "향후 수 주 동안 아주 긴박하게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관계 부처 참석자들에게 "현재 논의되고 있는 여러 이슈에 대해 엄중한 책임감을 갖고 보다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한미 협력 패키지도 적극 발굴해 협상에 총력 대응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회의에 참석한 관계 부처들은 한미 통상 협상이 우리 경제의 명운이 달린 최대 현안인 만큼 국익 극대화를 위해 비상한 각오로 적극 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이날 회의는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이상 늦게 마무리됐다. 여 본부장은 회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조만간 미국에 빨리 가서 협상을 시작해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오늘 처음 관계 부처를 모아 쟁점 사안에 대해 최대한 논의했다. 갈 길이 바쁘다"고 말했다. 앞서 여 본부장은 지난 12일 취임식 직후 기자들을 만나 한미 관세 협상의 카운터파트인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측에 방미 협의를 요청해 놓고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하려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여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아직 방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장관급 회담에 앞서 16∼17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통해 한미 정상이 만나 관세 등 당면한 외교·경제통상 현안의 타개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급거 귀국하면서 이제 한미 관세 협상의 방향은 각료급 회담을 통해 조정될 전망이다. 한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25%의 국가별 상호관세부터 현재 적용 중인 자동차·철강 등 품목 관세를 철폐하거나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협상 전략을 짜고 있다. 산업부는 전날 여 본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미 협상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대미 기술 협상 실무 대표를 기존 국장급에서 1급으로 격상하는 등 협상 전열을 가다듬고 대응 체제를 확대·강화하고 있다.
여 본부장은 "이번 협상은 단순한 관세 협상이 아닌 새 정부 향후 5년간 대미 산업, 기술, 투자 등 다방면의 협력 관계의 새로운 틀을 구축하는 의미가 있다"며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인 '성장'에 맞춰 한미 통상 협상을 우리 제도 선진화와 규제 합리화를 통한 산업 경쟁력 강화 및 성장 동력 창출 계기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향후 집중적 협상 진행에 대비해 통추위를 수시로 개최하는 등 범부처 공동 대응 체계를 공고히 하고 국가적 역량을 총결집해 한미 통상협상이 원만히 마무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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