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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서방 제재 무시...몰래 870억 달러 코인 제국 키웠다

김진범 기자 | 기사입력 2025/12/11 [22:20]

러시아, 서방 제재 무시...몰래 870억 달러 코인 제국 키웠다

김진범 기자 | 입력 : 2025/12/11 [22:20]
블라디미르 푸틴, 암호화폐/AI 생성 이미지

▲ 블라디미르 푸틴, 암호화폐/AI 생성 이미지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한때 피라미드 사기라며 배척했던 암호화폐 결제 네트워크 A7을 적극 활용하며 금융 고립 탈피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12월 11일(현지시간) 더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은 최근 러시아 태평양 항구 도시 블라디보스토크에 문을 연 결제 네트워크 A7의 가상 개소식에 주빈으로 참석했다. 제재 대상인 몰도바 올리가르히 일란 쇼르(Ilan Shor)와 러시아 국영 방위은행 프롬스비아즈뱅크(Promsvyazbank, PSB)가 소유한 A7은 암호화폐를 취급하는데 이는 과거 러시아 중앙은행이 금융 안정성을 해친다며 전면 금지를 주장했던 것과 대조적인 행보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로 무역 결제에 어려움을 겪자 러시아는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암호화폐를 대안으로 선택했다. 지난해 6월 미국이 러시아 은행과 거래하는 제3국 금융기관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을 강화하면서 기존 결제망 이용이 더욱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푸틴은 디지털 화폐를 현대 경제의 유망한 분야라고 치켜세우며 루블화를 암호화폐로 전환해 서방의 감시망을 벗어난 독자적인 금융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러시아의 암호화폐 전략 중심에는 지난 1월 출시된 루블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A7A5가 있다.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 데이터에 따르면 출시 이후 A7A5를 통해 거래된 규모는 87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이는 주로 기업 간 무역 결제에 활용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A7A5는 키르기스스탄에 법인을 둔 그리넥스(Grinex) 거래소에서 주로 거래되며 기업들은 이를 통해 루블화를 테더(Tether, USDT)와 같은 달러 연동 코인으로 교환해 국제 무역 대금을 치르고 있다.

 

톰 키팅(Tom Keatinge)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센터장은 러시아가 군수 산업에 필요한 전자제품과 반도체 등을 중국에서 구매하는 데 암호화폐를 집중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기업들은 홍콩의 비공식 거래소를 통해 받은 암호화폐를 현금화해 본토로 송금하는 방식을 취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테더의 총공급량이 약 1,870억달러인 반면 러시아의 연간 석유 및 가스 수출액은 2,000억달러에 달해 암호화폐 시장의 유동성만으로는 러시아의 모든 무역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연합,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은 그리넥스와 A7에 대한 제재를 단행하며 러시아의 암호화폐 자금줄 차단에 나섰다. 제재 발표 직후 A7A5의 주간 거래량은 15% 감소했으나 최근 다시 이전 수준을 회복하며 제재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방이 러시아의 수익 창출을 막는 데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벌어들인 수익이 어떻게 지출되고 세탁되는지를 추적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면책 조항: 이 기사는 투자 참고용으로 이를 근거로 한 투자 손실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해당 내용은 정보 제공의 목적으로만 해석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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