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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금고라더니 '깡통' 찼나...상장사들 줄도산 위기

고다솔 기자 | 기사입력 2025/12/15 [12:55]

비트코인 금고라더니 '깡통' 찼나...상장사들 줄도산 위기

고다솔 기자 | 입력 : 2025/12/15 [12:55]
비트코인(BTC)

▲ 비트코인(BTC)  

 

비트코인(Bitcoin, BTC) 급락 이후 디지털 자산을 금고처럼 쌓아온 상장사들의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일부 기업은 장부상 손실과 주가 폭락이라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12월 14일(현지시간)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올해 초까지만 해도 고공행진하던 디지털 자산 트레저리 기업들은 10월 비트코인 급락 이후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상장사 가운데 180곳 이상이 암호화폐를 재무제표에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약 100곳은 스트래티지(Strategy) 공동 창업자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가 2020년부터 구축한 차입·증자 기반 비트코인 매집 전략을 따랐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과 친암호화폐 기조에 대한 기대가 컸던 상반기에는 이 전략이 각광받았지만, 최근 변동성 확대와 함께 투자자들의 시선은 빠르게 차가워졌다.

 

대표 사례인 스트래티지는 10월 10일 비트코인 대규모 청산 이후 주가가 약 40% 하락했다. 시장의 충격은 모방 기업들에 더 크게 나타났다. 카인들리MD(KindlyMD)는 한 달 새 39% 급락했고, 에릭 트럼프(Eric Trump)가 참여한 아메리칸 비트코인은 60% 하락했다. 앤서니 폼플리아노(Anthony Pompliano)가 이끄는 프로캡 파이낸셜은 65% 떨어졌다. 이더리움(Ethereum, ETH)을 보유한 트레저리 기업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톰 리(Tom Lee)가 회장을 맡은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는 10월 이후 주가가 33% 넘게 하락했고, 샤프링크 게이밍과 비트 디지털 역시 최근 두 달간 약 40% 밀렸다.

 

이들 기업의 생존을 가르는 핵심 지표는 mNAV이다. 이는 기업 시가총액을 보유 암호화폐 가치로 나눈 비율로, 1 미만이면 시장이 기업 가치를 보유 자산보다 낮게 평가하고 있음을 뜻한다. 스트래티지의 mNAV는 11월 말 1배 수준까지 내려가며 배당과 부채 상환을 위해 비트코인을 매도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이에 스트래티지는 변동성이 이어질 경우를 대비해 향후 21개월 동안 배당과 이자 지급을 감당할 수 있도록 14억 4,000만달러 규모의 현금 준비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퐁 레(Phong Le) 최고경영자는 mNAV 하락이 사업 모델의 위협이라는 해석에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 제품은 비트코인 담보 증권이며, 회사 가치는 단순한 자산 보유가 아니라 자산과 수익,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능력으로 평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폐쇄형 펀드나 ETF보다 ‘매그니피센트 세븐’ 기술주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 과탐 추가니(Gautam Chhugani)도 “스트래티지의 존속을 위협할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없다”면서도 “모방 기업 상당수는 장기 자본 조달 경로가 불분명해 순자산가치 대비 할인 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데이터 집계 기관 비트코인 트레저리스에 따르면 원가 기준이 확인되는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 100곳 중 65곳은 현재 가격보다 높은 수준에서 비트코인을 매수해 미실현 손실 상태다. 시장 급락이 심화된 지난달에는 이들 가운데 다섯 곳이 1,883BTC를 매도했다. 하이브마인드 캐피털 창업자 매트 장(Matt Zhang)은 “닷컴 버블 당시처럼 이름만 붙인 기업 상당수가 사라질 것”이라며 “단순 보유를 넘어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운영 사업이 필수”라고 말했다. 갤럭시 디지털 애널리스트 윌 오언스(Will Owens)도 트레저리 기업들이 ‘다윈의 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테더와 소프트뱅크의 지원을 받는 트웬티원 캐피털은 상장 첫날 주가가 19% 하락했지만, 잭 말러스(Jack Mallers) 최고경영자는 “우리는 스트래티지도, 코인베이스도 아니다”라며 차별화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현금흐름과 사업, 제품을 구축할 것이며, 이미 더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다음 비트코인 사상 최고가 국면이 다시 열린다면 생존 기업들에 기회가 돌아갈 수 있지만, 그 문턱은 이전보다 훨씬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면책 조항: 이 기사는 투자 참고용으로 이를 근거로 한 투자 손실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해당 내용은 정보 제공의 목적으로만 해석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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