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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유죄 인정을 바라보는 눈

이선영 기자 | 기사입력 2023/11/24 [13:50]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유죄 인정을 바라보는 눈

이선영 기자 | 입력 : 2023/11/24 [13:50]

▲ 바이낸스(Binance) 최고경영자 자오창펑(赵长鹏, Changpeng Zhao)     ©코인리더스

 

이번 주 미국 사법부는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올해 초 기소됐던 민사 및 형사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창립자 창펑자오(CZ)는 유죄 인정과 더불어 회사 경영에서 퇴진, 바이낸스의 43억 달러(약 5조 5천513억 원) 벌금 및 CZ 개인의 5천만 달러 벌금 납부, 미국 시장 철수 등에 합의하였습니다. 이 소식의 시장 임팩트를 파악하려면 이와 유사한 과거 사건들, 특히 2020년 기소된 가상자산 선물 거래소 비트멕스를 참고해 볼 수 있습니다.

 

비트멕스와 바이낸스 소송은 유사점이 많습니다. 바이낸스처럼 비트멕스 또한 3년 전 기소 당시 비트코인 선물 시장의 압도적 점유율을 자랑하는 세계 최대 거래소였습니다. 기소자가 미국 상품선물거래소(Commodities & Futures Exchange Commission, 이하 CFTC)와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 이하 DOJ)라는 점, 따라서 주요 혐의가 각 기관의 관할권에 해당하는 미등록 선물 거래소 운영 및 은행비밀보호법(Bank Secrecy Act, 금융기관의 자금세탁 및 KYC 관련 법규를 포함) 위반이라는 점도 같습니다. 두 경우 모두 피의자는 혐의를 인정하고 벌금 지급 및 경영권 포기, 미국에서의 철수에 동의하였습니다. 

 

차이점도 있습니다. 첫째, 벌금의 규모입니다. 바이낸스의 조 단위 벌금은 총 2억 달러 남짓이었던 비트멕스 금액의 20배 이상입니다. 둘째, 내년 2월 말 확정될 CZ의 형량에 1년 이상의 징역 선고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점입니다. 비트멕스 창업자 아서 헤이즈(Arthur Hayes)는 징역을 선고 받지 않았습니다. 셋째, 비트멕스와 달리 바이낸스는 증권거래위원회(Securities & Exchange Commission, 이하 SEC)에도 고소당했습니다. SEC는 이번 합의에 참여하지 않아 아직 해당 소송의 불확실성은 남아있습니다. 

 

혹자는 바이낸스를 FTX와 비교하며 이번 사건으로 바이낸스의 파산을 우려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FTX 소송과 바이낸스 소송은 매우 다릅니다. FTX의 창업자 샘뱅크먼프리드(SBF)는 주로 ‘사기' 혐의로 고소되었고 무죄를 주장하다 공판을 통해 유죄판결을 받았습니다. 고객 자금을 무단 사용하는 ‘횡령’이 주된 죄목이었으며 이는 FTX 파산의 직접적인 원인이었습니다. 반면 바이낸스는 회사의 재무제표를 위협하는 대규모 고객자금 횡령, 그리고 이를 남용한 레버리지 트레이딩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작년 11월 FTX 파산 이후 바이낸스는 고객 잔고를 공개해 왔습니다. 공개 방식이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고객 자금 보유량에 대한 투명성은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습니다.  

 

향후 바이낸스의 가장 큰 난관은 시장 점유율 회복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60%에 달했던 바이낸스의 현물 시장 점유율은 기소된 이후 계속 하락하여 현재 37% 수준 입니다. 불법 자금 운영자들이 바이낸스를 떠나면서 점유율 회복은 어려워질 것이며 CZ의 뒤를 잇는 새로운 경영진이 과연 이전과 같이 공격적으로 회사를 운영할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비트멕스 또한 1세대 경영진 퇴진 이후 이전 점유율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비트멕스가 그랬던 것처럼 매출이 뒷받침하지 못하는 바이낸스는 비용 절감이 필요할 것이며 그에 따른 사업 축소도 예상됩니다. 

 

거창한 헤드라인으로만 가상자산 산업 소식을 접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번 뉴스를 통해 ‘가상화폐는 역시 범죄자들의 소굴'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UN 통계에 의하면 전 세계 자금세탁 규모는 8천억~2조 달러이며(전세계 GDP의 2~5%) 대부분 전통 금융기관을 통해 발생합니다. BNP Paribas, Goldman Sachs 등은 바이낸스의 43억 달러보다 더 큰 벌금을 지불했으며 전통 금융권은 자금세탁법 위반으로 거의 매년 크고 작은 벌금을 내고 있습니다. 고객 자금 횡령에 따른 대규모 파산도 MF Global, Madoff 등 전통금융권에서 발생했으며 국내 은행권에서도 해마다 고객 자금 횡령이 발생합니다(아래 이미지 참조). 금융 범죄는 전통금융권과 가상자산 업계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할 사항입니다.

 

글: 코빗리서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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