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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천천히 말라가는 생태계…AI 시대 ‘디지털 금’의 운명은 어디로

고다솔 기자 | 기사입력 2025/11/09 [17:45]

비트코인, 천천히 말라가는 생태계…AI 시대 ‘디지털 금’의 운명은 어디로

고다솔 기자 | 입력 : 2025/11/09 [17:45]
비트코인(BTC), 인공지능(AI)/챗gpt 생성 이미지

▲ 비트코인(BTC), 인공지능(AI)/챗gpt 생성 이미지     ©

 

비트코인(Bitcoin, BTC) 생태계가 근본적인 변곡점을 맞고 있다. 글로벌 채굴 대기업들이 잇달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로 사업 방향을 돌리면서,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보안·경제·신뢰 구조가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체인이 멈추지는 않겠지만, 비트코인은 더 이상 과거의 비트코인이 아닐 것”이라고 진단한다.

 

11월 9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매체 CCN에 따르면, 아이리스 에너지(Iris Energy), 코어 사이언티픽(Core Scientific), 헛8(Hut 8), 라이엇 플랫폼(Riot Platforms), 비트디어(Bitdeer) 등 주요 채굴업체가 기존 채굴 인프라를 AI와 고성능컴퓨팅(HPC) 데이터센터로 전환하고 있다. 코어 사이언티픽은 코어위브(CoreWeave)와 102억 달러 규모의 장기 AI 계약을 체결했고, 아이리스 에너지는 마이크로소프트와 97억 달러 계약을 맺었다. 이들은 모두 “채굴보다 AI가 더 안정적이고 수익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문제는 이들의 이탈이 단순한 산업 전환을 넘어 비트코인 보안망의 기반 약화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채굴자들이 빠져나가면 전 세계 해시레이트(hashrate)가 급감하고, 이는 곧 51% 공격 방어력 저하로 직결된다. 난이도 조정 시스템이 일정 수준까지 복구를 돕지만, 그 과정에서 블록 생성 속도가 느려지고 거래 확정이 지연되는 등 불안정한 구간이 길어질 수 있다.

 

경제적 유인 구조도 급속히 약화되고 있다. 2024년 반감기로 블록 보상이 절반으로 줄었고, 전력비는 치솟았다. 반면 AI 인프라는 전력 1MW당 채굴보다 최대 25배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대형 채굴업체 입장에서는 더 이상 비트코인 채굴을 유지할 경제적 이유가 없다. 결과적으로 해시레이트를 유지하던 핵심 기업이 사라지면,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돌아는 가지만’ 생태계로서의 활력은 점차 말라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난이도 하락 후 소형 채굴자의 진입으로 균형이 복원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그러나 가정용 전력비와 장비 가격을 감안하면, 개인 채굴이 대형 채굴자의 연산력을 대체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은 “기술은 살아남지만, 경제는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비트코인이 단순한 결제 네트워크나 자산이 아니라, 에너지와 신뢰 위에서 유지되는 ‘금융 생태계’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비트코인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탈중앙 네트워크지만, 그 힘의 원천이던 채굴 구조가 AI라는 새로운 먹구름 앞에 흔들리고 있다. 체인이 멈추지는 않겠지만, 과거처럼 ‘디지털 금’으로서의 절대적 신뢰를 지탱하던 에너지 기반의 보안력은 점점 약해질 전망이다.

 

*면책 조항: 이 기사는 투자 참고용으로 이를 근거로 한 투자 손실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해당 내용은 정보 제공의 목적으로만 해석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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