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에서 오랫동안 발목을 잡아온 가상자산 규제의 핵심 쟁점, 즉 ‘디지털 자산이 증권인지 상품인지’를 가르는 문제를 정면 돌파하려는 입법 시도가 나오면서 워싱턴이 새로운 규제 축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11월 17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상원 농업위원회가 존 부즈먼(John Boozman) 위원장과 코리 부커(Cory Booker) 의원 주도로 공개한 논의 초안은 연방 차원의 단일 틀을 마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초안은 대체 가능하고 공개된 블록체인에 기록되는 자산을 ‘디지털 상품’으로 규정하고, 과거의 불명확한 규제 기준 때문에 활로를 찾지 못했던 시장 전반에 분명한 경계선을 제시하려는 시도가 담겼다.
디지털 상품 개념은 비트코인(Bitcoin, BTC)과 이더리움(Ethereum, ETH)을 대표 사례로 두고, 이를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관할로 넘기는 구조다. 기관투자가가 가장 불편해한 ‘준수해야 할 규제가 무엇인지’라는 질문이 크게 좁혀지는 만큼, 제도권 금융이 디지털 자산을 보유하거나 신탁·파생상품 시장으로 확장할 여지가 생긴다. 업계가 반복적으로 지적해온 SEC의 예측 불가능한 제재 부담도 상당 부분 감소할 전망이다.
반면 디지털 상품 기준에 미달한 토큰은 SEC 감독을 받게 된다. 특히 탈중앙성 수준, 네트워크 목적, 판매 구조가 핵심 기준으로 제시되면서 유틸리티 토큰, 거버넌스 토큰 등 복합적 성격의 자산은 별도 심사가 불가피해졌다. 디파이 프로젝트나 신규 토큰 발행사는 등록·공시·준법 체계를 한층 강화해야 하고, 거래소나 지갑 서비스 기업도 감독 기관의 정식 등록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운영 규제 역시 대폭 강화됐다. 거래·커스터디·중개·마켓메이킹을 한 사업자가 동시에 수행하지 못하도록 분리 의무가 명문화됐고, 조작 가능성이 큰 자산은 아예 상장 대상에서 제외된다. 고객 자산 분리 보관, 투명한 감사를 포함한 소비자 보호 조항이 단계적으로 적용되면, 거래소 도산이나 프로젝트 붕괴로 인한 시장 충격도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있다. 유럽연합이 2023년 미카(MiCA) 규제를 도입한 뒤 기업 이전이 급증했던 흐름을 고려하면, 미국 역시 제도 명확성이 기업의 전략 변수를 바꿀 수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이번 초안의 의미는 무엇보다 감독축의 이동이다. 암호화폐 규제의 주도권을 사실상 쥐고 있던 SEC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CFTC에 디지털 상품 직접 거래 시장과 사업자 등록 권한을 확대해 준 점이 결정적이다. 이 변화는 사후 제재 중심이었던 기존 방식에서 한 단계 벗어나 예측 가능한 규제 체계로 옮겨가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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