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3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매체 디크립트는 파이낸셜타임스가 입수한 유출된 내부 문건을 인용해 "바이낸스가 2023년 11월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국 및 해외자산통제국과 합의한 이후에도 의심스러운 계정의 거래를 차단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바이낸스는 자금세탁방지 위반 혐의 등으로 43억 6,800만 달러의 벌금을 납부하고, 최고경영자였던 자오창펑(CZ)이 사임하는 등 강도 높은 규제 이행을 약속했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감시망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는 지적이다.
유출된 데이터에 따르면 13개의 의심스러운 계정이 2021년 이후 총 17억 달러 규모의 거래에 관여했으며 합의가 이루어진 2023년 11월 이후에도 1억 4,400만 달러가 이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베네수엘라 국적의 25세 여성 명의로 등록된 계정은 2022년 4월 이후 2년 동안 1억 7,700만 달러가 넘는 암호화폐를 수령했고 지불 세부 정보를 647회나 변경하는 등 비정상적인 패턴을 보였다. 또한 카라카스 거주 은행 직원의 계정은 2022년부터 올해 5월 사이 9,300만 달러를 주고받았으며 베네수엘라와 일본을 오가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접속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문제의 계정들은 테러 자금 조달과 연관된 정황도 포착되었는데 2022년 2월부터 2023년 3월 사이 이스라엘 당국이 테러 자금 조달 혐의로 동결한 계정으로부터 스테이블코인 테더(Tether, USDT) 2,900만 달러를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별도로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전 최고경영자는 하마스와 연계된 암호화폐 거래를 허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혐의로 지난 월요일 노스다코타 연방법원에 새로운 민사 소송을 당하며 사법 리스크가 재점화되고 있다.
바이낸스 측은 파이낸셜타임스의 보도에 대해 강력히 반박하며 규제 준수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고 해명했다. 바이낸스 대변인은 "의심스러운 거래를 탐지하고 조사하는 강력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규제 의무에 따라 계정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언론에 언급된 지갑들은 활동 당시 제재 대상이 아니었으며 모든 관련 금융 제재를 준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낸스는 2023년 합의에 따라 향후 5년간 금융범죄단속국의 감시를 받아야 하며 구제 조치 감독과 정기 검토 보고서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만약 합의 내용을 충실히 이행하지 못한 것으로 판명될 경우 유예된 1억 5,000만 달러의 벌금이 추가로 부과될 수 있어 향후 규제 당국의 판단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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