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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더는 즉시 동결, 서클은 법원 대기...통제 기준 누가 옳은가?

김진범 기자 | 기사입력 2025/12/29 [12:10]

테더는 즉시 동결, 서클은 법원 대기...통제 기준 누가 옳은가?

김진범 기자 | 입력 : 2025/12/29 [12:10]
테더(USDT), USD코인(USDC)/AI 생성 이미지

▲ 테더(USDT), USD코인(USDC)/AI 생성 이미지   

 

가상자산 시장의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테더와 서클이 범죄 연루 자산에 대한 동결 조치에서 극명한 시각 차를 드러내며 발행사의 중앙집권적 권한 행사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를 촉발하고 있다.

 

12월 28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매체 크립토포테이토에 따르면,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에이엠엘봇(AMLBot) 팀은 테더(Tether, USDT)가 2023년부터 2025년 사이 이더리움(Ethereum, ETH)과 트론(Tron, TRX) 블록체인에서 32억 9,000만 달러 규모의 USDT를 동결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테더가 블랙리스트에 올린 주소는 7,268개에 달하며, 이는 같은 기간 372개 주소에서 1억 900만 달러 규모의 자산을 동결한 서클(Circle, USDC)과 비교해 자금 규모와 주소 수 모두에서 30배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특히 트론 네트워크에서는 아시아 지역의 개인 간 거래와 국경 간 결제 수요를 반영하듯 17억 5,000만USDT가 묶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더는 전 세계 59개 관할 구역의 275개 법 집행 기관과 협력하며 법원 명령이 나오기 전이라도 해킹이나 수사 통보만으로 지갑을 즉각 차단하는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24년 7월에는 캄보디아의 제재 대상인 휴이원 그룹(Huione Group)과 연관된 2,960만USDT를 포함해 한 달 동안에만 1억 3,000만 달러 이상의 자산을 동결했다. 테더는 조사 이후 동결된 토큰을 파괴하고 새로운 토큰을 발행해 피해자나 당국에 돌려주는 소각 및 재발행 프로세스를 운영 중이며, 2025년 말에는 단 한 달 만에 2,500만 달러 이상을 소각하기도 했다.

 

테더의 독자적인 집행 방식은 법적 절차 위반 논란을 낳으며 실질적인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2025년 4월 텍사스 소재의 한 기업은 테더가 불가리아 경찰의 요청을 근거로 4,470만 달러를 동결하자 정당한 국제 절차를 무시했다며 소를 제기했다. 반면 서클은 법원 명령이나 제재 명단 등 명확한 법적 근거가 존재할 때만 동결을 집행하며, 자산이 차단되어도 별도의 소각이나 재발행 절차 없이 법적인 해결이 날 때까지 자산을 지갑에 묶어두는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서클은 규제 준수와 예측 가능성을 강조하며 바이비트(Bybit)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거래소 내 기본 스테이블코인으로 USDC를 도입하는 등 기관 투자자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최근 한 투자자가 주소 포이즈닝 수법으로 약 5,000만USDT를 잃는 사건이 발생하자 자오창펑(CZ) 전 바이낸스 최고경영자는 지갑 수준의 보호와 블랙리스트 공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용자 보호를 우선시하는 테더의 신속한 개입이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자산 방어 수단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스테이블코인이 일상 금융 시스템의 핵심으로 부상함에 따라 발행사의 자산 통제권은 투자자 보호와 법적 확실성 사이에서 끊임없는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중앙집권적 발행사가 행사하는 강력한 권한은 범죄 자금 차단이라는 공익적 목적과 개인의 재산권 침해라는 부작용을 동시에 안고 있다. 테더와 서클이 보여주는 서로 다른 규제 대응 방식은 향후 가상자산 생태계의 표준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가장 치열한 논쟁 거리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면책 조항: 이 기사는 투자 참고용으로 이를 근거로 한 투자 손실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해당 내용은 정보 제공의 목적으로만 해석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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