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의 두 번째 대통령 임기 시작이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강력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혹산됐다. 그러나 암호화폐 시장은 반등하지 못한 채 바이든 행정부 시기 정점의 20% 수준에서 연말을 맞고 있다.
12월 16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매체 비인크립토에 따르면,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과 함께 친암호화폐 정책, 규제 완화, 기관 자금 유입, 위험자산 선호 회복이 맞물린 강세장을 기대했지만 2025년 말 기준 전체 시장 규모는 바이든 행정부 시기 고점의 약 20%에 머물러 있다. 이 같은 괴리는 암호화폐 시장 구조 자체에 문제가 생겼는지를 둘러싼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크립토 밴터 진행자이자 분석가인 란 노이너(Ran Neuner)는 “이제 암호화폐 시장이 망가졌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2025년이 유동성 확대, 친암호화폐 미국 정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 등장,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와 같은 인물의 공격적인 비트코인 매집, 국가 단위 투자 참여, 주식과 금·은 등 거시 자산의 사상 최고치 경신까지 강세장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시장이 여전히 과거 대비 20%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은 기존 사이클 이론이나 유동성 설명으로는 해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노이너는 향후 시나리오를 두 가지로 압축했다. 하나는 보이지 않는 구조적 매도 주체나 메커니즘이 가격을 억누르고 있다는 가능성이고, 다른 하나는 시장이 균형 회귀 과정에서 대규모 따라잡기 랠리를 준비하고 있다는 관점이다. 반면 X에서 활동하는 시장 논평가 고든 게코(Gordon Gekko)는 “아무것도 망가지지 않았다”며 “시장조성자가 설계한 고통의 구간일 뿐이고,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자가 정리되는 과정”이라고 반박했다.
이 같은 논쟁의 배경에는 시장 구조의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였던 2017년부터 2020년까지는 규제 공백 속에서 개인 투자자 중심의 투기와 레버리지가 가격을 끌어올렸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 시기에는 규제 중심 환경에서 ETF, 수탁, 컴플라이언스 체계가 자리 잡으며 시장이 제도권화됐다. ETF는 접근성을 넓혔지만 주로 비트코인에 집중됐고, 기관 자금은 헤지와 리밸런싱을 병행하며 온체인 생태계로 직접 흘러들지 않았다. 그 결과 규모는 커졌지만 자기강화적 상승 동력은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구조 변화는 알트코인에 더 큰 충격을 줬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제 단일한 암호화폐 시장은 존재하지 않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중심의 기관 시장과 수많은 토큰이 유동성을 놓고 경쟁하는 관심 시장으로 분리됐다고 본다. 샤나카 안슬렘(Shanaka Anslem)은 “몇 달간 알트코인을 보유하는 전략은 최악의 선택”이라며 “더 이상 과거의 알트코인 시즌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거시 변수 역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코인뷰로 공동 설립자이자 투자 분석가인 닉 퍽린(Nic Puckrin)은 비트코인(Bitcoin, BTC)이 100주 이동평균선 부근으로 밀린 배경으로 인공지능 거품 우려, 연방준비제도 지도부 불확실성, 연말 세금 손실 실현 매물을 지목했다. 그는 매도 압력이 확대될 경우 8만 달러 아래로의 일시적 하락 가능성도 언급했다. 트럼프 시대의 기대와 바이든 시대에 형성된 시장 구조가 충돌하는 가운데, 암호화폐는 급격한 재평가 또는 강력한 따라잡기 랠리라는 시험대에 올라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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